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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꿈 담아 세운 도라산 오색솟대/통일뉴스

작성자 : peace3000 ——작성일 : 2005-06-13 조회수 : 249



‘도라산 평화여행’ 첫 승객 어린이들, 통일체험
▶13일 도라산 역에서 ‘(사)평화3000’ 주최로 열린 ‘도라산 평화여행’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도라산역에 ‘희망의 솟대’를 세웠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지금은 우리나라 최북단 역, 그러나 통일의 시발점인 도라산역에 어린이들이 정성스럽게 색칠한 오색 솟대가 북녘 땅을 향해 나란히 꽂혔다.

12일, 1회 도라산 평화여행 ‘달려라 꼬마열차! 유럽까지 쭉’에 참여한 어린이 60여명은 직접 색칠한 솟대에 북녘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적은 염원지를 단 뒤 이를 도라산역 철로 옆에 세우는 등 통일학습을 체험했다.

도라산 평화여행은 (사)평화3000(이사장 호인수)과 광복 6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이해찬.강만길)가 공동주최한 행사로 매 일요일 총 10회에 걸쳐 임진강 역과 도라산역 일대에서 진행된다.

그 첫 행사가 열린 이날, 꼬마열차의 첫 탑승객인 시흥시 주변 공부방 ‘좋은세상’, ‘어깨동무’, ‘배동’ 소속 어린이들은 도라산 전망대에서 평화의 범종을 울리고 국제선 탑승 체험을 하며 통일된 나라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폈다.

“달려라 꼬마열차, 유럽까지 쭉!”

▶서울역에서 출발한 ‘도라산 꼬마열차’.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서울역에서 오전 9시 50분발 임진강역 행 통근열차를 탄 어린이들은 임진강역에 잠시 하차해 간단한 교육을 받은 뒤 유라시아를 횡단할 여권을 만들었다. 자신의 사진과 이름, 소속 공부방이 적힌 여권을 든 어린이들의 표정에선 호기심과 함께 설레임도 엿보였다.

“선생님, 진짜 평양이랑 파리까지 갈 수 있는 거예요?”
“그럼, 진짜 가는 거야.”

거짓말이라고 소리를 지르면서도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을 고르는 아이, 진짜로 믿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연거푸 “파리도 갈 수 있어요?, 베이징도 갈 수 있어요?”라고 묻던 아이도 도라산역 행 열차에 몸을 실을 시간이 다가오자 긴장된 듯 잔뜩 굳은 표정을 지어 인솔자들을 웃음짓게 했다.

12시 30분경 도착한 도라산역에는 어린이들을 평양, 유럽으로 안내해 줄 ‘명예역장’ 가수 이안 씨와 평화3000 이사장 호인수 신부가 미리 나와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열차가 북으로 연결된다면 남북을 잇는 출입사무소 역할을 하게 될 도라산역 출국장에서 명예역장들은 아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곳에 도장을 찍어주며 국제선 ‘탑승’을 도왔다.

▶어린이들은 ‘명예 역장’인 가수 이안 씨와 함께 도라산 역에서 국제선 탑승 수속을
체험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대다수 아이들이 제일 가고 싶은 곳으로 파리와 베이징을 꼽았으며 평양을 선택한 박은혜(10)양은 “북한 친구들을 만나고 싶고 친구들이 어떤 모습으로 사는지 보고 싶어요”라고 수줍게 말했다.

1일 명예역장을 맡게 된 이안 씨는 동료 명예역장인 호인수 신부를 제치고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기도 했다.

(사)평화3000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이안 씨는 “도장을 찍으며 마치 내가 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빨리 철로가 연결되어 기차를 타고 세계일주를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고 “아이들이 이런 행사를 통해 통일을 미리 체험하면 다른 학생들보다 더 나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도라산 전망대에 있는 평화의 종을 타종하고 있는 어린이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었던 행사로 꼽은 ‘평화의 범종을 울리는 타종행사’는 개성 땅이 훤히 내다보이는 도라전망대에서 진행됐다. 6개조로 나뉜 아이들은 철책선 너머 북녘친구들이 들을 수 있도록 3번 종을 친 뒤 다함께 손을 잡고 둥글게 서서 ‘우리의 소원’을 불렀다.

아이들이 울린 웅장한 타종소리는 비무장지대를 넘어 정말 개성에 가 닿을 듯 도라전망대 일대를 울렁이게 했다. 도라전망대에서 망원경을 통해 텔레비전에서 봤던 선전용 붉은 깃발을 직접 본 아이들은 들뜬 마음에 쉽게 발걸음을 돌리지 못하기도 했다.

아직 땅굴관광 등 이른바 ‘반공관광’이 행해지는 이곳에 ‘희망의 솟대’를 심어두고 돌아온 아이들은 입을 모아 “통일이 빨리돼 북한 친구들과 같이 놀고 싶어요”라고 바람을 전했다.

▶평양행 도라산 역 철길에 앉아 ‘희망의 솟대’를 만들고 있는 어린이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도라산 역 철길과 철조망 주위에 솟대를 세우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반면, 이정연(12) 양은 “통일이 빨리 안됐으면 좋겠다”고 말해, 기자를 당황스럽게 하더니 이내 “통일이 빨리 되면 이런 행사 더 못하잖아요”라고 덧붙여 주위를 한바탕 웃게 만들기도 했다. 정연 양은 북녘친구들을 만나면 평양시내 구경을 시켜달라는 말을 제일 처음 건네고 싶단다.

이날 행사진행을 맡은 평화3000운영위원장 박창일 신부는 “이번 교육 자체가 감성적인 교육이다”고 소개하고 “역을 통과하는 것은 상상의 체험, 전망대에 오른 것은 청각과 시각의체험, 솟대를 만든 것은 감성의 체험”이라며 각 프로그램이 가진 의미를 설명했다.

박창일 신부는 “앞으로는 부모들이 같이 와 솟대그리기 등 모든 작업들을 자녀들과 함께 하게 될 것이다”고 말하고 “솟대를 설치함으로서 도라산 역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념사진.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통일학습의 기회가 적은 어린이들에게 부모와 함께 통일의 소중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자는 취지로 열린 이 행사는 6월 12일부터 8월 14일까지 매주 일요일에 진행되며 어린이와 동반가족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미니인터뷰> 평화3000 신명자 이사

▶신명자 이사.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시흥에서 사회복지법인 보금자리를 운영하고 있는 신명자 이사는 아이들에게 통일학습을 시켜주기 위해 이날 행사에 ‘좋은세상’, ‘어깨동무’ 공부방 어린이 등 40여명을 데리고 왔다.
 
신명자 이사는 18년째 공부방 아이들을 대상으로 통일교육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중.고등부 아이들과 함께 도라산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걷기대회를 한 바 있다. 도라산역에서 신명자 이사와 만나 통일교육에 대한 짧은 인터뷰를 나눴다.

□ 통일뉴스 : 좋은세상과 어깨동무 공부방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인가.

■ 신명자 : 결손가정이나 할머니들이 데리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아이들이 부모들과 하지 못하는 체험을 공부방에서 많이 하는데, 마침 이런 좋은 기회가 있어서 왔다.

□ 통일관련 행사에 공부방 아이들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가?

■ 사실 해마다 고학년을 중심으로 통일교육을 해왔다. 작년에는 중등부 아이들을 데리고 도라산부터 통일전망대 횡단을 했었고, 이번에는 조금 더 낮춰서 3~4학년들을 데리고 왔는데 아이들이 조금 어린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이 아이들이 통일을 이끌어갈 아이들이기 때문에 지금 얻은 이런 기억들이 앞으로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 평소에도 통일교육을 많이 시키는 편인가?

■ 역점을 많이 두고 있는 편이다. 역사인식 등을 제대로 심어주려고 노력한다. 선생님들이 그런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우리는 사실 공부방운동을 한 것이다. 요즘 교육의 차별이 어마어마하다. 우리 아이들이 돈을 주고 어디를 간다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무료 프로그램을 찾아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고 있다.

□ 아이들을 위해 어떤 형태의 통일교육 프로그램이 준비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남북이 우리라는 의식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끊임없이 미디어를 통해 배워나가는 것이다. 매체들이 공익광고 등을 통해 통일에 대한 것들을 알려나갔으면 한다. 모든 아이들이 매체에 익숙해져있는데 실제로 매체 교육이 중요하다. 반드시 우리 아이들에게 통일이 몸에 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통일뉴스]200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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