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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라오스 소수민족 여학생들에게 희망을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 라오스 소수민족 여학생들에게 희망을
전문 기술 없으면 어린 나이에 결혼, 재봉 교육반 있지만 재봉틀 못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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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앙싸이 소수민족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아이들. 아이들에게 학교는 새 삶을 꿈꿀 수 있는 유일한 동아줄이다. (사)평화3000 제공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북동쪽으로 약 600㎞ 떨어진 위앙싸이 마을. 이 마을이 있는 후이판 주(州)는 베트남과 라오스가 국경을 맞닿은 접경으로, 라오스 내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꼽힌다.

마을 주민 대다수는 몽족·크무족 등 소수민족. 라오스 내 소수민족들에 대한 대우는 좋지 않다. 라오스 정부는 베트남 전쟁 당시 소수민족들이 미국을 도왔다는 걸 구실로 공공연한 차별을 일삼았다. 이는 전쟁이 끝난 지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차별 탓에 취업은 물론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이 흔하다.

차별은 소수민족 아이들의 미래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라오스 소수민족 아이들 대다수는 기초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해 부모님이 하던 농업·수공업 등을 이어받는 것 외에 생계를 꾸릴 방법이 없다. 이마저도 어려운 이들은 주변에 널린 고철을 주워 파는 것으로 간신히 끼니를 때우고 있다. 그렇게 ‘빈곤의 대물림’이 이어진다.

위앙싸이 마을은 소수민족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칠 학교가 있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학교에는 500여 명의 학생이 라오스어와 영어·수학 등을 배우며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다. 남학생들은 졸업 후 비엔티안 같은 도시나 외국으로 나가 일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소수민족 여학생의 삶은 다르다. 대다수의 여학생들은 어린 나이에 결혼한다. 일하고 싶어도 별다른 전문 기술도 없는 소수민족 여성을 품어 줄 곳은 라오스 내에선 어디에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위앙싸이 소수민족학교는 이 같은 여학생들을 위해 ‘재봉 교육 직업훈련반’을 만들었다. 비교적 빠르게 일을 배울 수 있는 것은 물론 라오스 내에서도 수요가 많은 봉제기술을 가르쳐 전문 봉제사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학교는 봉제공장과 MOU를 맺어 졸업 후 취업을 돕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직업훈련반을 만들긴 했지만 제대로 된 교육 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 아이들을 교육해줄 교사는 구했지만, 실습에 사용할 전기 재봉틀은 마련하지 못했다. 전기 재봉틀 가격은 한 대에 60만 원 정도. 라오스 국민의 월 평균 임금이 10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재봉틀을 마련하는 건 큰 부담이다.

뤼땡 위앙싸이 소수민족학교 교장은 “라오스 정부에 호소해 재봉틀 지원을 요청했지만 허사였다”며 “아이들의 삶과 미래가 외면받고 있다”고 슬퍼했다. 이어 뤼땡 교장은 “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한 여학생들은 사회와 단절된 채 차별과 빈곤 속에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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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견인 : 곽동철 신부 (사)평화3000 상임대표

“라오스의 소외된 소수민족 여학생들에게 ‘재봉틀’은 경제적인 자립을 이루어가는 데 있어 유일한 희망입니다. 여학생들이 재봉틀 교육을 통해 자신들의 꿈을 이루고, 나아가 가정과 지역사회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여러분의 도움을 간곡히 청합니다.”

 

출처 : 가톨릭평화신문(https://www.catholictimes.org/main)  장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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