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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비닐하우스에서 윤종일 신부 사제수품 25주년 감사미사 봉헌

생명에 순종한 ‘개’수사 윤종일, 은경축 맞아
두물머리 비닐하우스에서 윤종일 신부 사제수품 25주년 감사미사 봉헌

 

고동주 기자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양평수도원 콜베마을의 원장 윤종일(티토) 신부가 은경축을 맞아 1월 26일 오전 11시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 비닐하우스에서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동기인 이상각 신부는 강론을 통해 윤 신부의 별명을 ‘개수사’라고 밝혔고, 윤 신부를 축하하러 온 100여 명의 웃음소리로 하우스가 가득 찼다.

이상각 신부는 “개라는 말이 붙어서 듣기에는 좋지 않지만, 개만큼 한결같이 주인을 섬기는 동물이 없다”며 “윤종일 신부의 삶이 주님이신 예수님과 자신의 사부로 선택한 프란치스코에게 정말 충성스러운 삶이었다고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이내 진지해진 하우스, 이상각 신부는 윤종일 신부가 신학생 시절부터 프란치스코 성인을 닮고자 여름에는 고무신, 겨울에는 털신 하나만 신고 다녔다며 학창시절을 떠올렸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며 두물머리 싸움에 뛰어든 것도 사부 프란치스코 성인을 따르기 위한 것이었다. 이상각 신부는 윤 신부가 기자와 나눈 인터뷰를 소개했다.

“요즘은 방에 앉아 있으면서도 4대강 개발 때문에 죽어가는 생명들의 소리를 듣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제자들은 당연히 타자의 음성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 우리는 스스로 가난하게 자기 자신을 비우고 타인의 소리를 들음으로써 고통 받는 이웃인 그 타자와 하나가 될 수 있는 삶을 살고자 해야 합니다. 자신의 이익을 따라서 자연을 파괴하는 탐욕에서 우리는 벗어나야 합니다.”

   
▲ 사제서품 25주년 은경축과 두물머리 농민들로부터 명예이장으로 인정받는 겹경사를 맞이한 윤종일 신부, 농지보존·친환경농업사수를위한팔당공동대책위원회 유영훈 위원장으로부터 모자를 선물 받고 환하게 웃는다.

이상각 신부는 윤종일 신부를 무엇보다도 기도하는 수도자로 기억했다. 신학생 시절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회합실 문을 들어섰다가 양팔을 벌려 묵주기도를 바치는 윤종일 신부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다는 이상각 신부. 이 신부는 “아무도 모르게 희생의 묵주기도를 바치는 종일이의 그 모습이 지금까지 수사 신부로서 충성스럽게 살도록 만들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윤종일 신부는 두물머리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행동도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성을 따라 2010년 1월 11일부터 단식기도로 시작했다. 윤 신부의 단식기도는 다른 형제 수사들의 단식 기도로 이어졌고, 2월 17일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된 천주교연대의 매일미사 봉헌으로 이어졌다.

이제 두물머리에 남은 농민은 4가족. 이들이 윤 신부의 은경축을 맞아 윤종일 신부를 두물머리의 명예이장으로 위촉했다. 농지보존·친환경농업사수를위한팔당공동대책위원회 유영훈 위원장은 “이전부터 자칭 두물머리 이장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이제 저희 농민들이 만장일치로 윤종일 신부님을 공식 이장님으로 위촉한다”며 이장을 상징하는 모자를 선물했다.

4대강 사업이 아직 시작되지 못한 곳 두물머리. 윤종일 신부는 사제 생활 25주년에 감사하는 미사를 이곳에서 봉헌했다. 영성체 후 묵상을 하러 강가로 나온 신자들은 하얗게 눈이 덮인 두물머리의 강을 보며 ‘태양의 찬가’를 합창했다. 멀리 까치의 울음소리가 이들의 합창에 화음을 보탰다. 2009년 11월 24일 최덕기 주교 주례로 두물머리에서 처음 미사가 봉헌될 때 버드나무를 꺾어 세운 십자가는 아직 그 자리에 서 있다.

   
▲ 윤종일 신부는 자신의 사제서품 25주년을 감사하는 미사를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두물머리의 비닐하우스에서 봉헌했다.

   
▲ 수도 없이 높이 들었을 성체 앞에 윤종일 신부는 두물머리 생명의 보전을 간절히 기원한다.

   
▲ 영성체 후 묵상을 하러 비닐하우스 밖 강가로 나온 신자들에게 윤종일 신부가 두물머리의 유래를 설명한다.

   
▲ 태양의 찬가를 부르며 사제들이 강을 바라본다.

   
▲ 두물머리 농민 유영훈 위원장이 윤종일 신부를 두물머리 이장으로 위촉하며 모자를 씌웠다.

   
▲ “관직을 얻었다. 집안의 영광”이라며 모자를 쓰고 좋아하는 윤종일 신부.

   
▲ 은경축 행사는 수도원으로 이동해 식사와 공연으로 이어졌다.

   
▲ 노래 한 곡조를 뽑는 윤종일 신부.

   
▲ 동료 사제들과 케이크를 자른다.

   
▲ 윤종일 신부는 은경축을 축하하는 아쟁과 가야금 연주에 푹 빠졌다.

   
▲ 2009년 11월 24일 세워진 십자가. 봄에는 싹이 터서 여름에는 잎도 무성하게 자랐었다. 이 두물머리 십자가는 현재 세 번째 겨울을 맞이한다.

※ 윤종일 신부님은 평화3000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2012-01-26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기사원문보러가기

http://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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